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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튼다.
IPTV 편성표에서 채널을 검색하든, 아니면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려서 찾은 일단 볼 만한 채널을 찾는다. 잠깐 본다.
다시 편성표를 뒤적이거나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린다. 또 잠시 본다.
다시 예전의 채널로 돌아간다. 또 잠시 본다.
다시 다른 채널을 뒤져본다. 이전에 봤던 다른 채널을 잠시 본다.
다시 처음 보던 채널로 돌아간다. 잠시 보다가 다시 채널을 뒤적인다.
무한 반복하다가 원래 프로의 절반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야 드디어 한 채널을 집중해서 본다.
광고가 나오면 다시 다른 채널을 뒤적인다. 또 잠시 보고 또 돌리고 또 잠시 보고...
과연 이 사람은 TV 프로를 어떻게 보는 것일까?
나는 단편적인 시청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흐름을 끊기고 콘텍스트를 놓치게 됨은 물론이고, 단 1초 사이에 흐르는 영상과 소리를 놓치는 것도 싫어한다. 그래서 원하는 채널을 하나 고르면 그걸로 끝이다. 광고 시간이라도 채널을 바꾸지 않는다. 광고가 끝나고 시작될 때의 단 1초도 놓치기 싫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사람들의 사고구조가 신기할 뿐이다.
지나치게 주관적인 시점으로 이 사람들의 행태를 구성하자면 이런 것일까?
그들은 다양한 TV프로를 짧은 시간 단위로 풀어 헤치고 머릿속에서 다시 조립한다. 빠진 부분은 그들의 상상력으로 메꾼다. 그리고 이것을 반복하다 보면 빠져서 상상했던 조각이 어느 순간 진짜의 것으로 채워진다. 그리하여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프로의 스토리가 제대로 메꿔진다.
천재다. 영재다. 뛰어난 재능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보는 것을 즐기는 것일테지.
이런 천재들이 내 주변에 제법 존재한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물론 난 절대로 아니기 때문에 이런 글이나 싸고 앉아있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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