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련아무말

물타기 vs 분할매수 vs 적립식매수

낡은사람 2022. 6. 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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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타기와 분할 매수와 적립식 매수는 도대체 뭐가 다른가? 그냥 개인적인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볼까 한다.

이 글에서 위 세 용어는 아래와 같은 의미라고 가정한다:

  • 물타기: 가격이 하락하면 추가로 매수해서 평균단가를 낮추는 전략
  • 분할 매수: 주식을 매수할 대 한 번에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나 기간 등 여러 기준으로 나눠서 매수하는 전략
  • 적립식 매수: 특정 주기나 특정 금액 등 정해진 기준으로 해당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는 전략

사실 적립식 매수 전략은 다른 두 가지와는 좀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굳이 여기에 포함한 것은 어쨌든 분할해서 매수하는 전략의 한 부분이기도 해서이기도 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 셋 모두 같은 종목을 같은 기간에 매수해서 같은 시기에 매도했다면 사실상 결과는 큰 차이가 없는 매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셋의 구분은 그저 마음가짐의 차이, 그리고 투자 금액이나 기간을 어떻게 설계했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물타기

첫 매수는 "마음에 드는 가격이 되었을 때", 그리고 그 이후는 가격이 생각하는 기준보다 떨어졌을 때 추가로 매수한다.

이 전략은 "내 평단가가 이렇게 높다니 분하다. 물을 더 타서 평단가를 낮춰서 나중에 수익을 더 높이겠다" 이런 의미의 마음가짐이라고 볼 수 있다. 당연하게도 반등 시점이 잘 잡히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하락 시에 추가 매수를 하기 때문에 손절 계획을 잡기가 힘들어서 잘못하면 큰 손실이 날 수도 있다.

계획적이지 않은 것 같아 안 좋은 스타일 같지만, "기업의 펀더멘탈 훼손 없이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같이 물타기로 추가 매수하는 것이 적절한 때도 있는 법이다.

특징으로 "물타는 금액은 최초 투자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라고 볼 수 있다.

비슷하지만 반대로 상승 추세 시 추가로 매수하는 '불타기' 전략도 있다.

분할 매수

첫 매수는 "슬슬 사도 될 가격이다", 그 이후 미리 설정한 기간이나 주가에 따라 정해진 금액으로 정해진 횟수만큼 매수한다.

이 전략은 "나는 바닥이 어딘지 모르니 이쯤에서 몇 번 나눠서 사면 적당히 싼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것 같아" 이런 의미의 마음가짐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시점이 어긋한 경우 수익이 적거나 손실이 날 수도 있겠지만, 손절 계획을 잡기가 유리하기에 손실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특징으로 물타기와는 다르게 "분할해서 매수하는 금액까지 투자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적립식 매수

적립식 매수는 꾸준히 매수하는 전략이다.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지만 정기적으로 적립하는 형태가 아니면 사실 분할매수와 별 차이가 없으므로 정기식으로 한정해서 생각하자.

정기적으로 고정 금액으로 꾸준히 매수하는 전략(DCA - Dollar Cost Average)은 분할 매수와는 결과가 좀 다를 수도 있다. DCA는 투자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평균 주가에 가까운 평균 단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장기투자 전략 중 가장 유명하고 성공률이 높은 투자 전략이다. 고정 금액으로 매수하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지면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고, 주가가 오르면 상승 추세를 느긋하게 추격할 수도 있는 셈이다.

적립식 매수는 특징적으로 "투자 계획에 총금액이 정해지지는 않은 스타일"이라는 차이가 있다. 다만 상황에 따라 총 투자 기간을 설정할 수는 있다. 그리고 손절 계획은 정하지 않는다. 투자로 인한 스트레스도 덜 받고 피로도 덜한 편이다.

물론 적립식 매수는 전략을 다른 방식으로도 가져갈 수 있다. 금액이 아니라 고정 주수만큼 꾸준히 매수한다거나 혹은 차트 추세 기준으로 꾸준히 매수한다거나 등등 다른 전략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종목이나 경제 상황에 따라 자칫 무한 물타기와 동일한 전략이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계획과 마음가짐은 다르지만 조건을 맞추면 결과도 비슷해지는 세 전략일 뿐이다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후 손절을 하거나 수익을 냈을 때의 마음가짐 또한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하락 추세에서는 뭘 하든 큰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특히 하락 추세 시 물타기는 위험한 행위로 취급된다. 언제 반전이 올지 알 수 없어서 오랜 시간 묶이고, 여유 자금이 아니라면 생활에 무리가 가고, 만약 레버리지로 물을 탔다면 추세 반전이 늦어지면 늦어질 수록 손실은 더더욱 커진다. 그래서 물타기 보다는 분할매수로 손절 계획을 잡는 편이 추천되는 편이다. 

특이하게도 DCA는 이 하락 추세가 반전할 때까지도 무지성으로 적립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하락 시의 감정이 다른 전략에 비해 편하다고 볼 수 있다. 언젠가 반등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그리고 시간과 정기적 수입만 있다면 다른 전략에 비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건 과연 무한 분할 매수와 뭐가 다를까? 무한 물타기와 뭐가 다를까? 자동 물타기 불타기 전략일까?

그러니까 사실 모든 전략은 마음가짐의 차이라는 점 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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