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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문S# 리뷰라기 보다는 평가

낡은사람 2022. 8. 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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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변태 같은 영웅문 MTS의 소문을 익히 들어왔었기에 아예 써볼 생각이 없다가 최근 UI를 개편한 영웅문S#이 나왔다길래 써보고 간단한 소감을 써본다. 참고로 아이폰 유저라 아이폰에 편향된 내용일 수 있다.

영웅문S#은 앱스토어에서 검색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름이 너무 촌스럽다. 그런데 이름에 체험판이라 붙어있는 게 좀 이상하다.

앱스토어에서 검색하면 볼 수 있는 영웅문S#의 이름

보통 체험판이라 그러면 정식 출시 전 일부 사람들에게 테스트 서버에서 체험을 시키는 목적으로 쓰이는 테스트 전용 버전을 의미하는데 키움증권에서 표현하는 '체험판'은 정식 서버에서 쓰는 공개 베타 버전이라는 의미 같다. 얘네들은 왜 단어를 지들 멋대로 쓰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앱을 켜보면 당연하게도 화면이 뜬다. [...]

영웅문S#의 홈 화면이 보이는 아이폰 XS Max

일단 화면이 뭔가 촌스럽고 허접해 보인다. 앱 화면이 디스플레이 전체에 가득 차있지 않고 사각형으로 잘라져 보이는데, 이런 식으로 화면을 제대로 채우지 않는 앱은 이제는 아주 오래된 앱이 아니면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마치 내 최신형 아이폰을 구형 아이폰 8으로 보이게 만드는 조잡한 화면이다. 이 부분이 기껏 개편한 UI 겉모습의 점수를 다 깎아먹는 큰 문제다. 물론 아이폰 SE 등 사각형 디스플레이를 쓰는 아이폰에선 별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거다.

어쨌든 이제부터 나오는 스크린샷에선 위아래의 검은 공백 공간을 잘라낼 것이다. 세로로 긴 화면은 글을 너무 길어 보이게도 만들고 정보도 없는 불필요한 공간이기도 해서다.

메뉴를 눌러보면 다른 MTS와 비슷한 느낌이다.

메뉴를 누른 화면 - 영웅문S#

이 메뉴 화면에서 국내주식의 관심종목에 들어가 봤다.

관심종목 - 영웅문S#

특이하게도 메뉴가 위아래에 다 나온다. 이 배치는 좀 이상하다. 애플 표준 가이드라인도 그렇고 대부분의 앱들도 그렇지만 상단은 타이틀 영역이다. 하지만 영웅문은 상단부를 메뉴 배치 용도로 쓴다. 모바일 UX를 심하게 무시한 것 같다.

메뉴가 위아래에 다 보이는 건 둘의 용도가 다르기 때문으로 유추된다. 하단의 메뉴는 대 메뉴, 상단의 메뉴는 하단에 선택된 메뉴의 서브 메뉴가 표시되는 것 같다. 하지만 메뉴를 멀리 떨어뜨려 놨기 때문에 이 둘 사이가 서브인지 완전히 다른 메뉴인지 눈으로 봐서는 분간할 수가 없다. 즉 이 메뉴 구성에서 상당히 난감함과 난해함을 느낀다. 서브 메뉴를 상단이 아니라 콘텐츠 내부에 넣는 게 요즘 트렌드인데 심하게 취향을 타는 듯한 배치다. 정말 불편하고 이상한 배치라고 느낀다.

심지어 위아래 메뉴 모두 부드러운 스크롤이 아니라 페이징 스크롤이 되는데 영 느낌이 좋지 않다. 심지어 메뉴 중 끝에 살짝 걸려서 뒷 글자가 잘 안 보이는 메뉴는 메뉴 이름을 전부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어쨌든 관심종목에서 아무 종목을 하나 눌러봤다.

관심종목 팝업 - 영웅문S#

내 기대대로라면 관심종목의 종목을 눌렀으니 해당 종목의 종목 상세로 들어가거나 혹은 종목 정보와 관련된 내용이 떠야 할 것 같은데 기대와는 좀 다른 팝업이 뜬다. 도대체 여기서 어떻게 해야 종목 상세에 진입할 수 있을까? 참 독창적인 UI다.

호가든 뭐든 눌러보면 혹시 종목 상세가 나오지 않을까?

호가 화면 - 영웅문S#

아예 호가 전용 화면이 뜬다. 다른 서브 메뉴 따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상단의 서브 메뉴에서도 종목 상세와는 관련이 없는 메뉴들만 보이는 것 같다. 심지어 하단의 메뉴는 멋대로 '현재가'로 바뀌어 있다. 다른 MTS에선 종목 페이지 내부에서 호가(현재가) 화면이 뜨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처음 이런 구현을 겪었을 때 난감했다. 도대체 각 종목의 상세 페이지는 어떻게 볼 수 있나? 메뉴를 눌러서 기업정보를 선택하면 보이긴 하는데 그 기업은 어떻게 선택할 수 있나? 왜 관심종목에서 바로 기업정보로 넘어갈 수가 없나? 왜 기업정보에서 매수매도가 안 되나? 왜 잔고에서는 팝업의 내용이 또 다른가? 왜 기업정보에서 차트를 볼 수가 없나? 왜 차트화면에 매수매도 버튼이 없을까?

왜 화면들이 다 따로 노는 걸까? 이건 도대체 무슨 UX 쌈 싸 먹는 독창적인 UI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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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다른 증권사의 MTS 들은 종목 검색이나 관심종목, 잔고 등의 화면에서 각 종목 상세로 진입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해당 종목에서 다양한 하위 기능을 볼 수 있는 형태다. 그리고 이런 구조는 보통 내비게이션 스택 형태의 보편적인 모바일 UX를 따르는 UI로 구현되어 있다.

반면 영웅문은 하위 기능 개념이 전혀 없이 다 떨어져 있는 기능 형태로 구현되어 있다. 그리고 내비게이션 스택이 아니라 별도의 화면을 전환하는 형태의 구조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해답은 데스크톱용인 HTS 화면을 보고 겨우 이해하게 되었다.

영웅문4 HTS 소개 화면 - 키움증권

윈도우PC가 없어서 HTS를 써 볼 수가 없기에 그냥 키움증권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스크린샷이다.

위 왼쪽의 메인화면을 보면 다양한 구성 요소가 한 화면에 배치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렇게 보면 여러 정보가 한 화면에 모여있어서 참 편할 것 같다.

그런데 MTS에서는 이런 모여있어야 할 기능들이 전부 떨어져서 별도의 화면으로 존재한다. 즉 HTS의 한 윈도우에 배치된 다양한 기능을 일일이 별도의 화면으로 떼어낸 후 이를 각각의 메뉴에 매핑하여 구현했다. 그리고 어디선가 종목이 선택되면 각 화면에서도 종목이 변경되는 형태다. 이 말은 쉽게 표현하면 "기능은 많은데 정리가 전혀 안 되어 있는데 이걸 한 앱에 구겨 넣은 모양새"다. 모바일 UX 따윈 쌈 싸 먹었다.

물론 모바일의 작은 화면을 만족시키기 위해 기능을 분리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그걸 굳이 이렇게 흩트려놓을 필요는 전혀 없다. 적당히 유기적으로 각 화면을 연결하거나 요약해서 임베딩 하는 등의 설계가 필요했다. 하지만 설계에서 그런 고심은 전혀 보이질 않는다. 사용자는 메뉴에서 모든 하위 기능을 직접 찾아서 써야 한다. 심지어 부드럽지도 않고 불편한 페이징 스크롤을 써가며 메뉴를 뒤져야 한다.

당연하게도 이런 방식은 여러 기능을 여러 창으로 한 화면에 배치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HTS에서는 어울릴 수도 있겠지만 화면이 작은 MTS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방식이다.

참고로 내맘대로 메뉴라는 기능이 있어서 하부의 대 메뉴는 어느 정도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MTS와는 차별적인 메뉴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사용성 또한 완전히 다르다.

결론

영웅문S#은 보편적인 모바일 앱의 UX를 철저하게 무시하는 심각하게 독창적이면서 정리가 전혀 안 된 UI를 제공하는 MTS다. 개편된 것이 이 정도라니 정말 충격적이다. 안 그래도 위아래 검은 빈 공간도 촌스럽고 이름도 촌스럽다. 거기다 불편하다. 너무 불편하다. 솔직히 쓰고 싶지 않다.

아니 사실 이런 UI는 기성 증권사들의 구식 앱에서 비슷하게 볼 수 있기는 했다. 그리고 이런 UI의 수요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상식과는 전혀 맞지 않는 UI일 뿐이다.

하지만 나는 억지로 이 영웅문S#을 쓰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국내 증권사의 MTS 중 유일하게 해외주식도 앱 내에서 타사대체출고를 지원하는 점과 함께 키움증권이 제공하는 자동 연장되는 수수료 이벤트 때문이다. 둘 중 하나만 사라지면 바로 탈출해버릴 정도로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보는 것들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저 바람이 있다면 제발 키움증권 측에서 토스나 카카오페이증권의 MTS를 벤치마킹했으면 하는 것 정도다. 나무도 괜찮다. 최근에는 미래에셋이나 한국투자에서도 나름 잘 개편한 것 같았다. 잘 참고해서 고치기는 좀 무리일 것 같고 그냥 영웅문이란 이름을 안 쓰는 새 MTS 앱을 하나 내놨으면 좋겠다. 너무 바람이 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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